현대자동차 노사의 올해 임금협상 잠정합의안이 부결됐다고 하네요. 부결의 원인은 임금인상안이 낮아 조합원들의 불만이 컸기 때문이라고 하는데요. 투표에 참여한 조합원 약 4만 5천여명 가운데 80%에 육박하는 3만 5천여명이 반대해서 임금협상 잠정합의안 부결이 됐다고 합니다. 임금협상 잠정합의안 부결은 2008년 이후 8년 만이라고 하는데요.
얼마나 열악한지 한번 살펴볼까요?
노사는 24일 열린 임금협상에서 임금 5만8천원 인상, 성과급 및 격려금 350%에 330만원 지급, 여기에 재래시장 상품권 20만원과 주식 10주를 각각 지급키로 합의했다고 합니다.
현대자동차 주식 1주당 13만원이 넘으니, 지급되는 주식만 130만원이군요.
이를 바탕으로 계산해보면, 현대차 근로자들에게 지급되는 성과급과 격려금만 평균 1000만원이 넘고, 전체 임금 인상 액수는 1800만원에 달한다고 합니다. 게다가 회사는 최대 쟁점이던 임금피크제 확대 요구안마저 철회했다고 하는데요.
과연 1천만원의 인상안이 임금협상 잠정합의안 부결로 이어질 만큼 부족한 것일까요?
네, 그렇습니다. 기존 현대자동차 임금인상분에 의하면 말이지요.
2015년 인상된 폭을 보면, 임금 8만5000원 인상 및 성과금과 격려금 400% + 420만원(재래시장 상품권 포함)과 주식 20주가 지급됐고, 2014년에는 임금 9만8000원 인상에 성과금과 격려금 450% + 890만원을 지급했다고 합니다. 올해 현대차의 임금협상 잠정합의안이 3년 내 가장 낮은 수준이라고 하니 불만을 가질 수도 있어 보입니다.
그런데 현대차의 영업이익이 2012년 8조4406억원 이후 매년 줄어들고, 올 상반기만 해도 지난해 같은 기간과 비교해 영업이익 7%가 줄었다고 하더군요.
바짝 추격해 오는 중국 자동차 산업의 추격을 뿌리치고 독일과 일본의 자동차 산업을 따라잡을 수 있을지… 하긴, 평균 1억원에 육박하는 현대자동차의 임금은 폭스바겐과 도요타의 임금보다 높은 수준이라고 하니, 근로자의 임금 수준은 벌써 따라잡았군요. ㅎㅎ
뭐, 현대자동차 노사가 아닌 제3자가 그네들의 임금협상에 감 놔라 배 놔라 할 수는 없는 일이지요. 하지만, 불확실한 글로벌시장에 우리나라 자동차 산업이 몰락하지 않고 승승장구하길 바라는 마음은 누구나 같을 겁니다. 우리나라 국민은 제 3자 이전에 소비자이자 같은 대한민국인이니까요.
한때 세계 조선업을 지배했던 우리나라 조선업의 초라한 현실은 참으로 곱씹어볼 만한 내용이 아닐까 합니다.
현대자동차 노사는 다음 주부터 교섭을 다시 시작한다고 합니다. 원만한 합의가 이루어져 더이상 임금협상 잠정합의안 부결 소식이 들리지 않았으면 좋겠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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