흔히들 승부의 세계는 냉정하다고 말하죠. 프로야구도 마찬가지인데요. 경기장은 전쟁터고, 감독은 지휘관이며 선수들은 장수이자 병사들이죠. 선수들을 열렬히 응원하는 팬들은 흡사 승전 소식을 기다리는 병사들의 가족과도 같을 겁니다.
그런데 프로야구 승부조작 혐의를 받고 있는 NC다이노스의 이태양 선수가 불구속 기소 되고 상무 소속의 문우람 선수는 군 검찰로 사건이 넘어갔다고 합니다. 이 두 선수의 승부조작 내용을 면면이 들여다보면 정말 기가 막힙니다.
지난해 5월에 NC는 8연승을 달리고, 한 달 동안 20승 1무 5패로 5월 최다승 신기록 타이를 세우고 있었는데요. 이태양이 1회에 실점하는 조건으로 2천만원을 챙기고 프로야구 승부조작을 해 NC다이노스의 두 가지 대기록이 모두 날아갔습니다. 본인이 고작 2천만원을 받기 위해 팀을 속이고 팬을 기만하고 야구라는 스포츠에 먹칠했다는 사실에 소름이 돋습니다.
더 기가 막힌 것은, 지난해 7월 넥센 히어로즈전에서는 4이닝 동안 양 팀의 득점 합계가 6점 이상 나오는 4이닝 오버 청탁을 받았다고 합니다. 양팀이 득점을 하지 못해 목적 달성에는 실패했지만, 당시 NC가 4연패를 당하고 있던 시점이라는 게 놀랍습니다. 팀의 연패는 안중에도 없고 자신의 사욕을 채우는 범죄행위를 저지르다니요…
스포츠의 세계가 도박과 연계가 되면 언제나 물이 흐려지는 결과가 나왔지만, 이번 범행의 과정을 살펴보면 정말 충격적입니다. 저런 선수와 같이 운동하고 밥을 먹고 함께 생활해왔을 다른 선수들을 생각하니 소름 돋네요.
사실 요즘 삼성라이온즈 안지만 선수와 kt위즈 김상현 선수 등 안 그래도 프로야구 분위기가 흉흉한데, 정말 안타까울 뿐입니다. 이런 프로야구 승부조작으로 얼룩진 야구판을 보면서 아이와 가족 모두가 즐길 수 있는 스포츠라고 할 수 있을까 회의가 드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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