펜싱 에페 금메달 박상영의 드라마가 감동을 주는 이유
올림픽 무대 위에서 온 힘을 다하며 뛰어난 경기력을 보여주는 선수들의 모습을 손에 땀을 쥐어가며 응원하다 보면 어느새 한 편의 드라마를 보는 것 같은데요. 여기에 무대의 뒷 이야기를 꺼내보면 훨씬 더 감동적인 모습을 엿볼 수 있습니다. 펜싱 에페 금메달리스트 박상영 선수의 이야기가 바로 그런 것 같습니다.
리우올림픽 한국 펜싱 대표팀의 막내 박상영 선수는 마스크를 벗으면 영락없는 앳된 대학생의 모습이더군요. 세계랭킹 21위의 박상영 선수는 리우올림픽 펜싱 남자 에페 결승에서 세계랭킹 3위의 헝가리의 제자 임레 선수를 꺾고 금메달을 획득했습니다.
물론 금메달을 획득한 결승전 자체만으로도 훌륭한 드라마였습니다. 결승 상대 임레 선수에 10-14로 뒤지다 5점을 내리 따내 극적인 역전승을 이뤄냈거든요.
세계 최정상급 선수들 간의 대결에서 5점을 연속해서 얻는다는 게 결코 쉽지는 않았을 텐데. 그만큼 박상영 선수가 강한 정신력을 바탕으로 기적을 이뤘다는 게 가장 쉬운 설명인 것 같습니다.
게다가 박상영 선수는 작년 3월 왼쪽 무릎 십자인대 수술을 받았다고 합니다. 하체는 모든 운동의 기본이 되는데요. 왼발로 순간적으로 자신의 체중을 밀어줘 상대를 공격하는 펜싱에서 왼쪽 무릎 부상은 치명적일 수밖에 없겠죠.
올해 처음 국내 복귀 무대에서도 허무하게 패배하고 박상영 선수는 “박상영은 이제 끝났다”라는 말을 들었다고 합니다.
중학교 2학년 때부터 펜싱을 시작해 펜싱 선수로서 인생을 바치고 있는 꽃다운 청춘의 마음에 얼마나 큰 비수가 되었을지 상상이 됩니다.
하지만 박상영 선수는 결코 포기하지 않고 아픈 무릎으로 재활훈련을 거듭하며 올림픽에 대한 강한 의지를 보여왔습니다.
금메달을 목에 걸고 수술한 무릎이 잘 버텨줬다고 무릎에 고마움을 표시하는 그의 모습이 저는 더 고맙네요.
앞으로 15일 에페 단체전에도 출전할 예정인 박상영 선수.
두 번째 금메달로 더욱 멋진 올림픽 드라마의 후속편을 써 내려 가길 기대해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