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는 고기를 참 좋아합니다. 일명 육식주의자 입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고기를 먹을 때 지키는 한가지 철칙이 있습니다. 바로 탄거는 먹지 않는다는 것이죠. 어렸을때부터 탄거 먹으면 암 걸린다는 얘기를 하도 들었기 때문입니다.
그러던 어느날, 친구와 고기를 같이 먹었습니다. 그 친구가 고기 탄거 제거하지도 않고 먹길래 그러면 안된다고 했다가 논쟁이 붙었죠. 먹어도 된다 vs. 안된다로 말이죠. 그 후 관련 내용을 찾아보니 정말 여러가지 논란이 있더라고요.
일단 요지는 이렇습니다.
암과 고기와의 관계는 탄걸 먹느냐 안먹느냐 보다는 육류, 특히 붉은육류 자체와 관계가 있다는 겁니다. 고기를 좋아하는 저로써는 아차 싶더라고요. ㅋㅋ 어쨌든 소고기나 돼지고기 같은 붉은육류가 대장암과 직장암은 물론이고 담낭암과 전립선암, 여성의 경우 유방암의 위험도를 크게 높인다는 연구결과가 있답니다. 그동안은 고기 쌈을 그닥 좋아하지는 않았는데, 앞으로는 채소를 함께 먹어야겠어요. ㅠ
그리고 다른 가설은, 탄 음식이 아니라 불에 직접 닿아 조리하는 직화구이나 연기를 직접 쐬는 훈연 방식의 조리방식에서 발암 가능성이 높다는 겁니다. 즉, 타든 타지 않았든 직화나 훈연으로 요리를 하면 발암물질인 아크릴아미드가 생선된다고 합니다. 이게 바로 암을 유발할 수 있다는 것이죠.
그렇다면 석쇠로 고기를 굽는 방식은 무조건 피해야 하느냐? 이 질문에 대한 대답도 애매합니다. 아크리리아미드로 인해 암에 걸리려면 엄청난 양의 탄 고기를 먹어야 한다고 하니까요. 그러니까 일반적으로 고기집에서 고기를 구워 먹다 탄거를 먹어도 그 절대적인 양이 적기때문에 크게 문제가 없다는 겁니다. 물론 이 부분은 아직 의견이 분분하니 본인의 판단에 따라 선택할 수 밖에 없겠죠.
어쨌든 탄거 먹으면 암에 걸릴까봐 그동안 조금이라도 탄 고기는 가위로 도려내며 정성스럽게 구워냈는데, 그렇게까지 할 필요는 없었나봐요. 왠지 고기도 탄게 더 맛있더라니… ㅋㅋㅋ
개인적인 생각이지만 암이 걱정이라면 고기보다는 야채를, 숯불구이 보다는 프라이팬에 고기를 구워먹는게 훨씬 좋을 것 같습니다. 고기를 조금이라도 맛나게 먹기 위해 집에 고이 잠들어 있던 주물팬을 다시 사용해야겠습니다. 사실 주물팬에 구워먹는 고기맛도 숯불구이 못지 않으니까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