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4년 충북도청의 한 공무원이 밤중에 만취 상태로 음주운전 사고를 냈는데, 경찰 조사를 마치고 이 공무원이 돌아간 곳은 집이 아니라 도청 사무실이었다고 합니다.
왜 그랬을까요?
황당하게도 초과근무수당을 위해 사무실에 지문인식기에 퇴근 지문을 찍기 위해서였다고 합니다. ㅎㅎㅎ 그런데 더 기가 막힌 수법도 있는데요. 본인 대신 야근(?)을 해줄 손가락 지문을 실리콘으로 제작해 부하직원에게 대신 찍게 한 소방공무원들도 있었다고 합니다. ㅋㅋㅋ
결국 비리 공무원들은 각각 정직 처분과 해임을 당했다고 하는데, 내용이 코미디 같기도 하면서 씁쓸하군요.
몇 년 전에도 공무원들이 야근수당을 챙기기 위해 집에서 쉬다 퇴근 기록을 체크하고, 운동하고 저녁 먹고 돌아와서 공식(?)적으로 퇴근 기록을 남겨서 문제가 된 뉴스가 기억나는군요. 그 후 첨단 기술의 지문인식기가 도입되어 투명한 야근문화가 조성되나 했는데요. 이렇게 출퇴근을 기록하는 지문 인식기에 실제 근무 시간을 조작해서 초과수당을 챙기는 공무원들이 많은가 봅니다.
기술의 발전이 또 다른 기술의 발전을 낳았네요. ㅋㅋ
사실 일부 야근수당 훔치는 공무원들로 공직사회 전체를 싸잡아서 욕하고 싶진 않습니다. 조직이 어느정도 용인 하는 문화가 있었을지도 모르겠지만, 결국은 개인의 선택이었고 그 개인이 처벌을 받은 거죠. 다만, 이번에 수면 위로 불거진 점을 보완해 문제가 재발하지 않았으면 좋겠네요.
일부 지자체에서는 현재 지문 인식기를 정맥 인식기로 시스템 교체도 고려 중이고, 청사 내에 설치된 CCTV를 활용해서 직원들이 실제 사무실에서 근무하는지를 확인하겠다는 지자체도 있다고 합니다. 하지만, 이런 내부의 부조리를 방지하는 것은 조직의 사고의 틀을 전환하는 게 가장 확실할 겁니다. 공무원들의 인식을 먼저 바꾸지 않는다면 언제 다시 터져 나올지 모르는 미봉책에 불과할 테니까요.
물론 그 과정에서 개선이 필요한 사항의 개선작업도 동시에 이뤄져야겠지요. 정말로 초과근무가 과중하게 필요하다면 인력을 증원하거나 초과근무수당 지급 방법을 합리적이고 투명하게 바꾸는 것이 좋겠죠.
통계청이 발표한 ‘2016년 청소년 통계’ 자료에 따르면, 13~24세의 청소년들이 선호하는 직장은 국가기관이 23.7%를 차지하며 5년 연속 부동의 1위를 차지하고 있다는데요. 이런 야근수당 훔치는 공무원들로 인해 공직 사회의 그늘을 먼저 보는 게 아닌가 걱정도 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