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북아 역사지도 폐기, 45억원의 세금과 8년의 시간은?

우리나라는 동쪽 바다를 건너면 세계 경제력 3위의 일본이라는 나라와 가까이 있고, 서쪽 바다를 건너면 세계 경제력 2위이자 군사력 3위의 중국이라는 나라가 있습니다. 또한, 북쪽에는 세계 군사력 2위의 러시아가 인접해 있습니다. 게다가 주변 강대국들은 저마다 자국의 이익을 위해 역사를 왜곡하는 일도 심심치 않게 벌이고 있으니, 중국의 동북공정과 일본의 임나일본부설, 식민사관 등이 대표적이죠.

우리나라도 주변 국가의 역사 왜곡에 대응하기 위해 동북아역사재단이라는 정부 산하의 역사연구기관을 설립했습니다. 동북아역사재단의 많은 사업 중 동북아역사지도 편찬 사업도 그중 하나였습니다. 지난 8년간 45억여원의 세금을 들여 추진해왔다고 하는데, 그동안 해왔던 작업이 부실해 결국 원점에서 다시 시작하기로 했다고 합니다.

연세대와 서강대 산학협력단은 고대에서 근대에 이르는 우리 민족의 영토를 시대별로 표기한 동북아역사지도를 2008년부터 제작해 지난해 11월 완성했다고 합니다. 하지만, 독도가 빠진 문제점이나 지도학적 완성도가 떨어지는 문제점이 있어 올해 4월 수정작업을 거쳐 재차 제출했지만, 결국 동북아역사재단은 동북아역사지도 715매에 대해 최종 불합격 판정을 내렸다고 합니다.

동북아 역사지도 폐기

도대체 무엇이 문제였을까요?

동북아역사재단은 산학협력단에서 제작한 지도가 우리나라 역사지도인데도 한반도가 지도 가장자리에 위치하거나 독도를 표시하지 않는 등 지도학적 문제가 여전히 보완되지 않았고, 영토 경계가 명확하지 않은 국경을 파선 등으로 그리지 않고 실선으로 표시해 외교 문제를 일으킬 우려가 있다는 점도 고려해 불합격 판정을 내렸다고 합니다. 또한, 한자로 표시했던 지명은 대부분 한글로 고쳤지만, 표기가 지나치게 겹쳐 가독성이 떨어진 부분도 있었다고 설명했는데요. 재단은 8년이라는 긴 시간동안 일방적으로 맡겨놓고 중간 점검은 하나도 하지 않았던 것일까요? 그리고 재단에서 밝힌 내용이 문제라면 보완해서 해결할 수 있을 것 같은데요. 저 내용이 다시 원점에서 시작할 명분이 되는 걸까요?

재단 관계자는 “지난해 심사 때 지적된 지도학적 문제들이 개선되지 않았다. 자료의 정확성과 신뢰도가 가장 큰 문제이고 어떤 자료를 근거로 작성했는지도 명확하지 않은 상태”라고 말했다고 하는데요. 저 내용대로 정확성과 신뢰도에 문제가 있다면 중요한 결함이라고 보이긴 합니다. 하지만, 8년이라는 시간이 흘러 지도가 완성된 지금에 와서 문제점을 지적하는 재단에도 확실히 문제가 있어 보입니다.

동북아역사재단은 산학협력단에 맡긴 사업이 실패했다고 보고 내부에 조직을 신설해 동북아역사지도를 처음부터 다시 제작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고 하는데요. 8년이라는 세월을 허비하고 45억원의 세금을 낭비한 재단에 그다지 신뢰가 가질 않는군요.

어쨌든, 앞으로 제대로 된 역사지도를 만들어 중국과 일본의 ‘역사 왜곡’에 맞서는 ‘역사의 진실’을 기대해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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