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동안 악동의 경계선에서 독특한 이미지를 구축해 온 가수이자 화가, 방송인 조영남씨가 사기 혐의로 불구속 기소 됐네요.
오늘 춘천지방검찰청 속초지청은 다른 화가가 대작(代作)하고 조영남씨 본인은 일부만 덧칠해 그린 그림을 제대로 알리지 않고 판매한 혐의로 조영남 씨를 불구속기소 했다고 합니다.
조영남씨는 지난 2011년 11월부터 올해 4월까지 대작 화가 2명이 그린 그림을 본인이 약간씩의 수정 작업을 했다고 하는데요. 한 명도 아니고 대작 화가 두 명이라니… 그렇다면 이건 조직적인 가작(假作) 행위라고 보입니다. 어쨌든 이런 대작 그림 26점을 20명에게 팔아 총 1억 8천만원을 챙겼다고 하네요.
그림을 대신 그려준 대작 화가는 그림 한 점당 10만원 정도를 받았다고 합니다. 수익률로 따져보면 26점을 팔아 260만원의 비용을 들여 1억 8천만원의 수익을 냈으니, 수익률이 거의 7,000%네요. 현대판 봉이 조선달이시군요. ㅋㅋㅋ
조영남씨는 대작 문제가 처음 불거져 나왔을 때 자신의 그림을 팝아트로 정의하며 미술계 관행이라며 논란을 수습하고자 했었는데요. 대중이 조영남씨에 실망하는 이유는 타인이 그린 그림을 본인은 수정했다는 본질을 숨겼다는 것이죠. 방송 매체에 얼굴을 보이면서 직접 붓을 잡고 그림 그리는 모습을 보면서 어떻게 대작품이라는 생각을 했을까요? 그리고 조영남씨의 화투 그림은 그림 자체의 가치에 조씨 개인의 인지도가 더해져 값이 매겨졌다고 생각합니다. 자신의 인지도를 이용해 돈벌이한 거죠. 더군다나 몇 년 동안 자신을 대신해 그림을 그려준 대작 화가에게는 꼴랑 10만원의 작품비만 주다니요…
검찰 역시 “이 사건은 유명 연예인의 사기 범행 수사이자, 일탈의 정도가 사회적으로 용인될 수 없는 범죄 행위”라고 못을 박았습니다.
사실 대중이 이 사건에 분개하는 이유는 그동안 조영남씨 본인이 쌓아 올린 악동의 이미지와 거침없었던 언사가 합해져 이 사건과 시너지(?) 효과를 내는게 아닌가 합니다.
이번 대작 이슈로 인해 사기 혐의 불구속 기소가 되어 히트곡 ‘화개장터’와 그의 자유분방한 캐릭터를 당분간 다시 보기는 힘들어졌지만, 언젠가는 건강한 마인드로 재충전하고 오셨으면 좋겠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