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누진제 한시적 완화 정책, 이거 먹고 떨어지라는 건가?

정부가 누진제 한시적 완화 방침을 발표했습니다.
정말 올해는 뜨거웠던 날씨만큼이나 전기요금 누진제 논란 역시 뜨거웠는데요. 내리지 못하겠다는 정부와 누진제의 도가 지나치다는 여론이 팽팽하게 맞섰죠.
정부는 더는 버티지 못하겠다는 듯 올여름 폭염으로 급증하는 전기요금 부담을 20%가량 줄여주겠다며 누진제 한시적 완화를 결정했습니다.

누진제 한시적 완화 발표

사용량에 따라 할인 폭이 모두 다르겠지만, 일반적으로 도시에 사는 4인 가구 월평균 전기 사용량이 340kWh라고 하는데요. 여기에 에어컨을 하루 3시간 30분 사용하면 한 달 전기 사용량이 550kWh 정도 된다고 합니다. 종전에는 전기요금은 17만 7,000원 정도 나오는데 13만 3,700원으로 줄어든다는 얘기입니다.
정부는 4천 2백억원을 들여 전기요금을 내려준다는 계획인데요.
하지만 이러한 정부의 생색내기도 마냥 반갑지만은 않습니다.
 
이번 누진제 한시적 완화 조치는 누진제 구간별 한도를 늘려줬지만 누진 단계마다 요금이 크게 오르는 기본적인 구조는 변함이 없습니다.
우리나라는 누진제 1단계부터 6단계까지 약 12배에 이르는 전기요금 단가 차이가 있습니다. 대부분의 나라가 2배 이하인 점에 비해서는 비정상적이죠.
누진제 한시적 완화 효과

게다가 산업통상부의 “하루 4시간만 에어컨을 틀면 전기 요금 폭탄은 없다”는 발언은 정말 기가 막힙니다.
이 얘기는 “하루 2끼만 먹어도 생명에는 지장이 없다”는 말과 같은 것 아닌가요?
비정상적인 누진제로 국민의 쾌적하게 생활할 권리마저 제한하는 정책.
1970년대 석유파동으로 만들어진 정책인데, 요즘같이 국제유가가 바닥을 모르고 하락하는 때와는 맞지 않는 정책이라고 생각합니다.
원자재 가격과 연동해서 전기요금을 유동적으로 책정하는 것이 자칫 국민의 부담을 늘릴 수 있어서 불가하다는 정부의 입장도 있었는데요. 정말로 그렇게 국민을 생각하는 마음이 있다면, 12배에 달하는 누진제를 고집할 게 아니라, 사업장 문을 열어놓고 에어컨을 펑펑 틀어놓는 점포에 대한 개선책이 먼저 필요하지 않았나 싶네요. 가정용 전기 사용량은 전체 전기사용량 중에서 13.6%밖에 안 된다는 데 말이죠.
누진제 감면은 미봉책일 뿐

단지 올여름 전기요금을 20% 감면해줄 테니까 먹고 떨어지라는 식의 누진제 한시적 완화 정책은 전혀 반갑지 않습니다. 무엇이 진정 국민을 위하는 정책이고 무엇이 합리적인 정책인지 다시 한 번 되돌아봤으면 좋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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