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 오전 정부는 ‘미세먼지 관련 장관 회의’를 열어 노후 경유차 수도권 진입 제한을 골자로 하는 대책을 발표했다고 합니다. 미세먼지에 대한 비판여론으로 인해 어제저녁 급하게 회의를 준비한 것으로 보이는데 솔직히 얼마나 깊이가 있는 회의였는지 의문이 듭니다.
황교안 총리는 경유차의 생산·배출 기준을 강화하고 노후 경유차의 수도권 진입을 제한할 계획이라고 했는데요. 민감한 사항이 될 수도 있는 경유 가격 인상 방안은 따로 언급하지는 않았습니다. 정부의 대책 마련이 얼마나 많은 연구와 숙고 끝에 나온 것인지 의문이 듭니다. 단순히 경유 가격을 올려서 세수 확보에 더 큰 목적이 있는 건 아닌지 걱정입니다.
황 총리의 발언 중 ‘10년 이내에 유럽 주요 도시의 미세먼지 수준으로 개선하겠다’는 부분이 있었는데, 유럽에서는 우리나라에서 미세먼지의 주범으로 보고 있는 경유차를 훨씬 더 많이 사용하는데 어째서 우리보다 더 공기가 깨끗한 것인지 의문입니다. 유럽 선진국도 노후 경유차 수도권 진입 제한 같은 규제를 하고 있는 걸까요?
사실 우리나라 공기의 질이 나쁜 건 사실입니다. 미국 예일대와 컬럼비아대 공동연구진이 발표한 ‘환경성과지수(EPI) 2016’에 따르면 우리나라의 공기 질 수준은 180개국 중 173위, 100점 만점에 45.51점을 받았다고 하니까요.
게다가 미국 항공우주국(NASA)가 우리나라를 미세먼지 연구의 최적의 장소라고 평가했다고 하는데요. 중국에서 불어오는 황사와 중금속 모래바람, 러시아에서 날아오는 분진, 우리나라 서울 수도의 자체적인 오염물질배출 등이 복합적으로 일어나는 곳이라고 합니다.
NASA는 연구용 항공기 DC-8을 비롯해 3대의 비행기, 위성 5대, 해양연구선 2대와 15개국 290명의 과학자를 동원해 ‘과학적’인 연구를 하고 있죠.
이번 노후 경유차 수도권 진입 제한 뿐만 아니라 정부의 고등어 직화구이 규제도 논란이 됐었는데, NASA는 과연 어떤 평가를 내릴지 궁금하군요. ^^;
작년 12월 개최된 ‘파리 기후변화협약’에서 미국의 버락 오바마 대통령은 “(파리협약 서명을 통해) 이 세상 모든 아이들이 보다 깨끗하고, 보다 건강하고, 보다 안전한 지구를 누리게 되기를 희망한다”고 했는데요. 환경보호는 우리 모두의 의무입니다. 현재의 우리가 누리는 자원이기도 하지만 미래의 후손에게 물려줘야 할 자산이기 때문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