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연아 청룡장 수상으로 더욱 초라해지는 박태환 선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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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전 IMF 위기 시절에 메이저리그와 LPGA에서 맹활약한 박찬호와 박세리 선수의 존재는 당시 국가적으로 침울한 분위기를 만회할 수 있는 비타민과 같은 존재였습니다.
최근에는 김연아 선수와 박태환 선수가 피겨스케이트와 수영의 불모지로 여겨졌던 우리나라 스포츠계에 신선한 충격을 줬었죠. 뿌리 깊은 저변에서 나온 것이 아닌 두 명의 스타의 힘으로 일궈냈던 결과로 더욱 감동적이었습니다.
지금까지 이뤄온 땀의 결실로 김연아 선수가 청룡장을 수상한다는 소식이 들립니다. 국제대회에서 우수한 성적을 올린 체육인에게 수여하는 체육훈장은 총 다섯 등급으로 나뉘는데요. 1등급 청룡장을 시작으로 맹호장, 거상장, 백마장, 기린장의 5등급까지 있다고 합니다. 김연아 선수는 운동 선수 최고의 영예라 할 수 있는 청룡장을 받게 됐습니다.
그런데 박태환 선수는 이번 명단에서 제외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대한체육회 관계자에 따르면 “박태환을 포함해 기준점수를 확보한 체육훈장 청룡장 대상자 12명을 문화체육관광부에 추천했는데 박태환 1명만 수상에서 제외됐다”고 하는데요. 아무래도 금지약물 복용으로 18개월 동안 자격정지 징계를 받은 것이 결격 사유가 된 것으로 보입니다.
체육훈장 관련 규정을 확인하지는 못했지만, 결격사유 규정에 금지약물 복용이나 관련 내용이 있으면 어쩔 수 없는 상황인 것 같고, 그런 내용이 없이 문체부에서 독단적으로 내린 결정이라면 여전히 논란의 여지가 있을 것 같습니다.
김연아의 청룡장 수상은 두말할 필요 없이 타당하다고 생각합니다. 김연아 선수는 2012년 평창동계올림픽 유치 공로를 인정받아 국민훈장인 모란장을 수상했는데요. ‘훈장을 받은 후 7년 이내에는 다른 훈장을 받지 못한다’는 규정으로 인해 수상하지 못 할 뻔했지만 ‘공적이 뚜렷한 경우 예외를 인정할 수 있다’는 단서 조항으로 심사를 거쳐 김연아 청룡장 수상은 실현됐습니다. 그만큼 김연아의 청룡장은 이론의 여지가 없어 보입니다.
하지만 비슷한 시기에 국민 영웅으로 추앙받던 마린보이 박태환의 뒷모습은 더욱 쓸쓸해졌습니다. 박태환은 여전히 수영에 대한 열의를 불태우고 전국체전에서 2관왕을 거두며 2020 도쿄 올림픽에 대한 의지를 불태우고 있습니다.
분명한 것은 금지약물 논란에 자유로울 수는 없지만, 정점에 올랐던 그가 여전히 수영에 목말라하는 열정은 대단해 보입니다. 그래서 개인적으로 김연아 청룡장 수상으로 더욱 안타까운 마음이 드는 박태환인 것 같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