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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솔한 장학재단 이사장 발언과 빚 권하는 사회

“빚이 있어야 파이팅도 생긴다”

준정부기관인 장학재단 이사장의 발언입니다.
한국장학재단 안양옥 이사장은 취임 후 가진 기자간담회에서 국가장학금 무이자대출 비중을 늘려야 한다고 설명하면서 위와 같은 발언을 했다고 하는데요. 가진 자의 여유가 느껴져 부럽습니다.
얼마 전까지도 한국교원단체총연합회 회장을 역임하시고 이제는 한국장학재단으로 적을 옮겨서 이사장의 역할을 수행하시는군요. 아이들을 가르치는 선생님들을 양성하는 교수로서 아이들의 스승에게 먼저 올바른 가치관을 심어줄 수 있을지 심히 걱정됩니다.

장학재단 이사장 발언의 취지는 이해할 수 있겠습니다. 무이자 학자금 대출을 늘리자는 게 주된 포인트였고, “빚이 있어야 파이팅도 생긴다”는 말은 양념 역할을 하는 말이었겠죠. 다만, 문제는 발언이 장학재단 이사장 발언치고는 너무나 가볍고 격이 떨어진다는 데 있습니다. 마치 소아암 환자 병동에 가서 아이들의 손을 꼭 붙잡고 “아파봐야 열심히 살 힘이 생긴다”라는 것과 비슷하네요.
지금 우리 젊은이들의 삶은 병들어 있습니다. 극단적인 생각일 수 있지만, 성인이 되고 대학생이 되면 높은 등록금의 현실에 부딪히게 되죠. 흔히 말하는 금수저에는 아무 문제 없는 금액일 수도 있으나, 누군가에게는 학업을 포기하게 만드는 장벽일 수도 있습니다. 학자금 대출을 받은 친구 중에서는 취업 후에도 빚쟁이가 돼서 그 돈을 갚아나가느라 정말 헉헉대는 친구도 있더군요. 인생의 출발선을 채무자로 시작하고 싶은 사람은 아무도 없을 겁니다.
대학생들의 등록금으로 월급을 받아 풍족하게 살아오셨을 안양옥 교수님에게는 삶이 아름답고 인생이 즐거울 수 있지만, 분명 누군가는 팍팍한 삶이 견디기 어려울지도 모릅니다.
이번 장학재단 이사장 발언으로 더욱 속이 상했을 모든 분께 진솔한 사과가 필요해 보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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